공유하며 꿈꾸다

곁에 있지, MG

지역에 활기찬 희망을 불어넣는
농약·농자재 마트

경북 백화새마을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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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임새 있고 알찬 품목 구성뿐 아니라 가격 역시 합리적이다. 게다가 농사 환경에 따른 맞춤형 농약과 비료를 전문적으로 처방하고, 알맞은 사용법까지 안내하니 과연 입소문이 날 수밖에 없다. 상주시를 비롯해 인근 김천, 더 나아가 전국에서 먼 길 마다치 않고 경북 백화새마을금고의 농약·농자재 마트에 방문하는 이유다. 지난 2019년 3월 첫발을 내디딘 이곳은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농가 소득 증진에 힘을 북돋우는 한편, 물가 안정에 간접적으로 이바지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민영 – 사진 이승헌

유용한 제품을 엄선해서 낮은 가격에 선보이고 있기에
농약·농자재 마트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이례적인 성과, 첫해 5억 원 이상 매출 실적 거둬
포도가 유명하고 과수 농업이 발달한 상주시 모서면에서 재배 약품이나 비료, 자재 등을 취급하는 상점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지역 주민이 선택한 곳은 단 하나, 바로 백화새마을금고 농약·농자재 마트다.
커다란 마트 간판 옆, 반듯하게 지어진 본점 사옥에선 각종 금융업무를 손쉽게 해결하면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또, 쾌적한 실내에 마련한 냉동 쇼케이스는 아이스크림을 상시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 이숙희 전무는 무더운 여름이면 빙과류와 함께 달콤한 수박을 원가에 가깝게 제공한다고 귀띔한다. 더불어 출입구와 이어진 창고형 매장엔 갖가지 농약, 농자재 등을 말끔히 진열하고 있으며, 양질의 상품을 평균 마진율 13% 이하로 공급 중이다. 잎줄기 손상이나 발육 부진에 효험 있는 제4종 복합비료와 다른 곳 대비 50% 저렴한 플라스틱 Pe 수도관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에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단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선 우리 금고가 두각을 드러내기 쉽지 않겠다고 판단했어요. 은행마저 점차 지점 수를 줄여가는 상황인데 그저 관망한다면 도태하기 십상이죠. 따라서 고객 친화적 서비스 차원에서 3년 전 농약·농자재 마트를 오픈했습니다.”
대체로 관련 유통 영역은 흑자 전환까지 3년을 내다본다. 하지만 농약·농자재 마트는 첫해부터 무려 5억 3,000만 원의 매출 실적을 거뒀다. 아울러 2020년 12억 3,000만 원을 거쳐 작년엔 15억 600만 원에 이르러 순이익 5,000만 원 가운데 1,000만 원은 이용고배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김형수 이사장은 고산영농조합법인 대표를 겸임하면서 근방에서 많이 심어온 캠벨이 수익성이 없다는 사실을 간파해 지역 최초로 샤인 머스캣을 들여온 바 있다. 해당 품종이 중국, 홍콩, 동남아시아 등에서 고부가가치를 거둔 다음엔 전국 농가에서 앞다투어 벤치마킹했다.

성원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긍정적인 영향력 발휘
유용한 제품을 엄선해서 낮은 가격에 선보이고 있기에 농약·농자재 마트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심지어 잘 나가는 품목 중심으로 20% 할인 행사의 소식을 문자메시지로 보내면 당일은 회원과 고객으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간접적으로 주변 마트 제품 가격 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존엔 마진율 30~40%, 최대 100%까지 폭리를 취하던 4종 복합비료 가격이 결국 합당한 수준으로 조정되었다. 또, 금고가 앞장서서 정찰제를 솔선수범하니 소비자에게 정가를 알려주지 않고 마음대로 금액을 책정했던 관행이 금세 사라졌다.
“이제는 경쟁 업체에서 우리 마트에서 파는 상품과 같은 가격대로 맞추거나 아예 다른 품목을 팔아야겠다고 하더군요. 은근히 둘러보고 가거나 노하우를 묻는 사례 또한 적지 않았답니다. 물론 특별한 비결은 없어요. 더 많은 고객에게 혜택을 준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뿐이죠.”
지역 주민의 편의를 위해 마련한 마트이니 욕심을 차리기보다 오히려 내어주고자 한 것이 통했다. 마찬가지로, 금고 차원에서는 농사 밑천이 절실해 대출을 원하는 농민을 위해 이자를 낮추고, 용돈과 노령연금을 푼푼이 저축하는 어르신에겐 예금 금리를 더 보태주려고 애써왔다. 이에 감동한 회원과 지역 주민이 가족, 친구, 동료 등의 손을 잡고 와 새로운 상부상조를 약속했다.

부친의 뜻 이어받은 금고에서 상부상조하는 새 시대 열어
백화새마을금고는 지난 1978년 모서면 소정리에서 탄생해 올해 44주년을 맞이했다. ‘백화’라는 이름으로 거듭나며 본격적으로 활약을 펼친 시기는 1987년으로, 김형수 이사장은 당시 이미 금고와의 인연이 운명처럼 닿아 있었다고 회상한다.
“김종묵 초대 이사장님이 다름 아닌 제 부친입니다. 초창기에 출자금 5,200원을 기반 삼아 일으킨 마을금고가 명맥을 잇기 어려워지자 직접 운영에 뛰어들어 이듬해 자산 3억 원을 일궈냈죠. 35년 전 백화새마을금고가 무보수 임대로 들어와 처음 자리 잡은 곳도 우리 집으로 쓰던 건물이에요. 인연이 참 신기하지 않나요?”
서민이 대출받기 쉽지 않아 불법사금융을 이용하던 시절, 아버지는 건실한 경영으로 명망을 얻고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하며 기반을 닦았다. 그로부터 28년이 지나 12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아들은 연임을 거쳐 신선한 아이디어와 실행력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2019년에 본점을 매각하고 현 위치로 옮겨와 본점 가까이에 농약·농자재 마트를 열 수 있었던 데는 그의 결단력이 한몫했다. 이전 경영진도 염두에 두었지만 진입 장벽이 높은 데다 주위 업체 반발을 우려해 선뜻 추진하지 못한 것을 과감히 실현하면서 자연스레 입지는 탄탄해졌다.덧붙여 사회공헌에 최선을 다하며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하고 있다. 우선 관내 모서초등학교와 모서중학교에 매년 장학금 100만 원을 전달하며 청소년의 꿈을 뒷받침했다. 또, 사랑의 좀도리운동과 임직원 모금, 금고 기부 등으로 모은 금액으로 쌀을 사서 모서면·모동면·화동면에 있는 마을 노인회관에 쌀 20kg씩을 전했다. 더불어 농약 관리사를 고용해 필요한 경우 현장 지도를 보내고 농사지으며 겪는 고충을 헤아려 올바른 약품 처방을 도왔다. 결과적으로, 농가 소득 향상으로 파생하는 일자리 창출과 거래 증가를 기대할 수 있었다.
“회원과 지역 주민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으로 취임 초기 168억 원에 불과했던 자산을 302억 원까지 쌓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500억 원 달성을 향해 달리면서, 지난날 감사했던 마음을 잊지 않고 항상 노력을 기울이는 백화새마을금고로 여러분 곁을 지키겠습니다.”